| 내 용 |
Q.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드라마 보다 눈물을 보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빠 왜 그러시냐? 나이 들면 여성화된다더니 진짜인가 보네'라며 놀립니다. 사실 최근 성욕도 예전 같지 않고, 부쩍 짜증이 나거나 갑자기 우울해지는 일도 잦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예전같이 강한 '수컷'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 씁쓸하기도 합니다.
A. 보통 40대 중반, 50대 남성들이 이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남성 갱년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증상들은 남성 호르몬 분비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 안도르소테네디온 등 남성 호르몬은 '남성다움'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사춘기 남학생의 목소리를 중저음이 되게 하고, 수염을 나게 하며 근육과 골격을 남성스럽게 발달하게 하는 것이 남성 호르몬입니다.
경쟁적 성격을 만들고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는 역할도 합니다. '남자는 길을 잘 찾는다'는 말이 있는 이유는 남성 호르몬이 뇌의 공간 지각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과 관련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남성 호르몬입니다. 남성 호르몬은 정자의 형성을 촉진하고 성욕을 높이며, 발기를 강하게 만듭니다. 남성 호르몬은 대부분 고환에서 생산되고, 부신피질에서 소량 분비됩니다. 여성도 부신피질에서 남성 호르몬이 일부 분비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보통 30대 이후 줄어들기 시작, 매년 1%씩 줄어듭니다. 여성이 여성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며 갱년기를 맞는 것과는 달리, 남성은 완만한 속도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50대가 되면 남성도 갱년기 증상을 느끼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발기 부전, 성욕 감퇴가 느껴지고 근육은 줄어들며 뱃살은 늘어납니다.
다행히 남성 호르몬 저하로 인한 발기 부전은 비교적 효과적으로 치료 가능합니다. 피 검사로 남성 호르몬 수치를 간단히 측정할 수 있고, 정상 수치에 못 미칠 경우 남성 호르몬을 투여해 발기 부전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보통 3개월에 한번 정도 남성 호르몬 보충 주사를 맞는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혈구 증가, 여성형 유방, 고지혈증, 간독성, 여드름 악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절대 맞으면 안 됩니다. 남성 호르몬 주사는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 남성 호르몬 저하로 인한 발기부전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이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근육을 키워 몸짱이 되고자 남성 호르몬 성분의 약을 먹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역시 인체의 균형을 무너뜨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남성 호르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운동입니다.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이 좋습니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근육 안의 남성 호르몬 수용 기관과 남성 호르몬이 결합해 동화 작용이 일어납니다. 동화작용은 간단한 구조의 영양분이 세포에서 여러 단계의 촉매 작용을 거쳐 몸에 필요한 고분자 화합물로 바뀌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러한 동화작용을 통해 근육량은 다시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남성 호르몬이 소모됩니다.
몸은 소모된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려고 남성 호르몬의 생산을 촉진하고, 이에 따라 남성 호르몬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심신을 평온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심신의 이완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혈관이 확장되면, 혈류량이 늘어나 남성 호르몬의 생산과 소비를 더욱 원활하게 합니다.
나이가 들어 남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평소에 꾸준히 운동해 근육량을 늘이고 심신을 평온하게 해 이완 상태를 유지하면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발기 부전도 예방하고 보다 활기찬 삶이 가능합니다.
출처-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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