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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아프리카에서 야생 코끼리 연구를 하고 있는 동물학자 신시아 모스는 연구 초기 코끼리에게 ‘녹색점액질병’ 이라는 것이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한 무리의 수코끼리 몸에서, 특히 페니스 주위에 녹색의 이상한 점액이 나타난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녀는 그 이상한 점액을 보면서 너무나 불쾌감을 느꼈기 때문에 암코끼리 역시 그 무리를 멀리할 것이라 생각했고 질병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가 계속되면서 그 점액은 수컷의 발정 표시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불쾌감을 줄지 모르지만 암컷 코끼리에게는 이성을 유혹하는 표시였던 것이다.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할 때 지나치게 인간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교훈으로 자주 인용되는 에피소드이다.
동물들의 생식에는 다양하고 때로는 기이한 것들이 많다.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설’과 ‘성적인 선택(sexual selection)' 이후 오늘날 정자전쟁이란 개념으로 설명되는데, 암컷의 질속에 더 깊숙이 사정할 수 있다든지 하는 수단으로 상대방 경쟁자의 정자를 물리치기 위해 진화되었다 할 수 있다.
기이한 페니스로 가장 유명한 놈은 실잠자리 무리이다.
담색물잠자리 수컷은 성기끝에 국자같은 것이 달려 있어서 이미 암컷에 뿌려진 다른 수컷의 정자를 제거해 버린 후 자신의 정자를 주입한다.
어떤 다람쥐들은 사정을 한 다음 고무진 같은 액체를 배설하여 암컷의 생식기를 틀어막아 버린다. 한편 나비의 한 종류는 페니스에 가시가 달려있는데 다른 수컷이 사정후 막아놓은 질마개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빈대의 수컷은 창처럼 생긴 페니스를 암컷의 배에 아무렇게나 찔러대는데, 암컷에게는 따로 질에 해당되는 기관이 없으므로 수컷에 의해 생긴 상처는 질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포유류의 페니스는 보다 발전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곰, 개, 고래등의 페니스는 음경에 뼈가 있다.
음경속에 있는 뼈를 음경골이라 부르는데 특히 고래의 음경골은 매우 길고 단단하다.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페니스를 가진 동물로서, 그 길이가 약 3미터, 지름이 약 30센티 정도나 된다.
소, 양, 염소의 페니스 역시 인간과는 다른 구조인데, 인간처럼 음경에 해면조직이 없고 혈액이 유입되는 대신 근육작용에 의하여 즉시 막대기처럼 단단해져 버린다.
인간의 페니스는 부드러운 해면조직으로 된 3개의 실린더를 포함하는데, 이들 중 2개는 쌍으로된 음경해면체이고, 세 번째 것은 요도해면체로 귀두까지 뻗어있다.
음경이 발기되기 위해서는 1분당 20~50ml의 혈액이 해면체로 유입되어야하는데, 이때 유입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자동적으로 차단밸브가 닫히게 되어 매우 단단한 발기상태가 유지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페니스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것으로 짐작해 볼수 있다. 다른 포유류처럼 뼈나 단단한 근육작용 없이 오로지 가는 혈관을 통한 혈액의 유입에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불리해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두발로 걷게 되면서 단단한 뼈는 전쟁이나 사냥에서 쉽게 손상 받을 수 있는 구조물이 되었을 것이다.
평상시 이완되어 있으면 방해를 받거나 손상을 입지 않게 되므로 단단한 뼈를 포기하는 대신 필요시에만 몇배의 부피로 늘어나는 해면체라는 특수조직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보상기전은 해면체를 감싸고 있는 백막 조직이 매우 두꺼워지고 단단해진 것이다.
두꺼워진 백막 덕택에 중요한 해면체를 보호함과 동시에 혈액이 차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단단한 강직도를 가질수 있다.
발기부전이란 음경해면체로 혈액 유입이 원활하지 못할 때 발생하게 된다.
보통 충분한 성관계를 할 수 없는 경우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치료를 요하게 되는데, 치료방법은 먹는약, 주사약물 그리고 수술적 방법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다행히도 현재의 3가지 치료방법은 어떠한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이라 할지라도, 연령에 관계없이 거의 100% 치료가 가능하다.
심한 손상등으로 인한 가장 중증의 경우에 해당되는 치료가 발기보형물수술이다.
발기보형물 수술의 기본 아이디어는 일부 포유류의 음경에 뼈가 있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1936년 처음 시도된 이래 수십년간의 임상경험과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형물의 개발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요즘은 1~2시간이면 수술이 끝나고, 입원도 필요하지 않다.
조은석 코넬비뇨기과 원장/ 한경비지니스-부부가 함께 읽는 성의학 / 2005.0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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